새내기 에디터입니다.

전 농사펀드에서 일하는 게 참 좋습니다. 가끔 먹던 과일을 자주 먹어서 좋고, 덜 자극적인 음식들을 알고 먹어서 좋아요. 일이 적지는 않지만 배우는 것도 많아서 보람찹니다. 하지만 일이라는 게 다 그렇듯 힘든 면도 있습니다. 밖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안에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있습니다.

일하면서 느꼈는데 저희는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꽤 많이 쓰더라고요. 배송이 잘못되어서, 상품의 맛이 없어서, 원하는 만큼 못 팔아드려서요. 가끔 배송 사고가 한꺼번에 터진 날에는 평생 할 사과를 다 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반대로 이상하게 좋은 일만 터질 때도 있습니다. 배송 사고 문의도 없고, 후기 글에는 너무 좋았다면서 다음번에 또 시켜 드시고 싶다는 말을 하시고요. 이런 날은 기분이 한껏 좋습니다. 퇴근하면서 다음 날 출근하기까지 구름 위를 걸어 다니는 것 같아요. 저희는 이런 감사 인사에 '덕분입니다.'라는 말을 씁니다. 투자를 해주신 분들 덕에, 좋은 물건을 내주신 농부님 덕분에 저희가 좋은 말을 들을 수가 있던 거니깐요.

숨은 맛집은 꼭 숨겨진 이야기가 있어요. '알고 보니 4대가 비법을 전수했다더라. 그래서 맛있다더라.' 보이는 것 아래에 숨겨진 비법처럼 말이죠. 농사펀드에는 투자금액과 성공 여부가 가장 눈에 띄지만, 그 속내에는 숨겨진 수많은 과정들이 있습니다. 그 과정 속에는 죄송하고, 감사한 일들도 많죠. 시간이 허락한다면 상품뿐만 아니라, 농부님의 이야기와 먹거리들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한 번 읽어주세요. 좋은 먹거리를 위해 고생해서 미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먹거리를 만들어내서 고마운 이야기들을 발견하실 겁니다. 알고 드셔보세요. 식탁이 더욱 풍성해질 겁니다.

2017년 8월 28일
좋은 가치를 올바른 방법으로 전하고 싶습니다. 강규혁 에디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