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 ‘제2의 달걀 파동’
말그대로 난리였습니다. 연일 검색순위가 바뀌고, 뉴스와 신문에서는 첫 번째 뉴스로 사태를 보도하기 바빴습니다. 소비자는 배신감에 휩싸였고, 농부는 죄인이 되었습니다. 친환경 유통업체들은 호황 아닌 호황을 맞았습니다. 믿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생각이 소비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농사펀드도 다를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계속해서 달걀에 대한 문의와 주문이 들어오는데도 불구하고, 하나도 기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서글퍼졌습니다. ‘왜 이제야 사람들이 아는 걸까. 결국 사고가 터져야만 하는 걸까.’ 한 편으로는 이렇게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늘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일을 해야 하는 이유보다는 바뀌지 않는 현실이 버거웠습니다. 조금이라도 바뀌는 것들로 위안을 삼기에는 결과에 비해 쏟는 노력이, 욕심이 흘러넘쳐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들었습니다. 제 풀에 지쳐 쓰러지기 딱 좋은 소비 구조. ‘가치보다는 상품에, 가격에 더 집중된 소비 형태가 이런다고 달라질까?’ 이런 고민들이 계속 되던 날들 속에서 대표님께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한 통의 편지는 위로였습니다. 멋모르고 욕심과 열정만 가득했던 에디터를 혼내고, 어르고, 달래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쳤던 대표님의 마음이었습니다. 이미, 같은 고민을 오래 전부터 해왔던 선배의 우문현답이었습니다.
수입산, 농약, 친환경, 가격, 농부의 욕심, 나의 욕심, 소비자의 욕심... .
앞으로도 농사펀드가, 제가 걷고자 하는 길은 쉬운 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생각의 한계를, 유통 시장에 만연한 프레임을, 소비자의 생각을 뛰어넘어야 하는 날들이 계속 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걸어 나가보겠습니다. 이렇게 없던 길을 걷다보면 함께 걷는 사람이 늘고 늘어, 행렬을 이룰 수 있겠지요. 그리고 행렬이 새로운 길을 만들겠지요. 농부와 소비자가 함께 웃으며 걷는 날을 위해 부단히 걷겠습니다.
2017년 8월 21일
여러분과 함께 의심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에디터 이진희 드림.
‘살충제 달걀’ ‘제2의 달걀 파동’
말그대로 난리였습니다. 연일 검색순위가 바뀌고, 뉴스와 신문에서는 첫 번째 뉴스로 사태를 보도하기 바빴습니다. 소비자는 배신감에 휩싸였고, 농부는 죄인이 되었습니다. 친환경 유통업체들은 호황 아닌 호황을 맞았습니다. 믿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생각이 소비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농사펀드도 다를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계속해서 달걀에 대한 문의와 주문이 들어오는데도 불구하고, 하나도 기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서글퍼졌습니다. ‘왜 이제야 사람들이 아는 걸까. 결국 사고가 터져야만 하는 걸까.’ 한 편으로는 이렇게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늘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일을 해야 하는 이유보다는 바뀌지 않는 현실이 버거웠습니다. 조금이라도 바뀌는 것들로 위안을 삼기에는 결과에 비해 쏟는 노력이, 욕심이 흘러넘쳐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들었습니다. 제 풀에 지쳐 쓰러지기 딱 좋은 소비 구조. ‘가치보다는 상품에, 가격에 더 집중된 소비 형태가 이런다고 달라질까?’ 이런 고민들이 계속 되던 날들 속에서 대표님께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한 통의 편지는 위로였습니다. 멋모르고 욕심과 열정만 가득했던 에디터를 혼내고, 어르고, 달래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쳤던 대표님의 마음이었습니다. 이미, 같은 고민을 오래 전부터 해왔던 선배의 우문현답이었습니다.
수입산, 농약, 친환경, 가격, 농부의 욕심, 나의 욕심, 소비자의 욕심... .
앞으로도 농사펀드가, 제가 걷고자 하는 길은 쉬운 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생각의 한계를, 유통 시장에 만연한 프레임을, 소비자의 생각을 뛰어넘어야 하는 날들이 계속 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걸어 나가보겠습니다. 이렇게 없던 길을 걷다보면 함께 걷는 사람이 늘고 늘어, 행렬을 이룰 수 있겠지요. 그리고 행렬이 새로운 길을 만들겠지요. 농부와 소비자가 함께 웃으며 걷는 날을 위해 부단히 걷겠습니다.
2017년 8월 21일
여러분과 함께 의심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에디터 이진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