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펀드의
다양한 이야기들

에디터가 쓰다 #35. 저녁 9시, 다들 뭐해요?


저녁 9시 다들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시나요? 

저는 요즘 3일에 한 번, 저녁 9시쯤 이유식을 만듭니다. 재료를 다듬고 데치고 새 모이만큼 작은 양이지만, 손이 가는 건 어른 것보다 더 많이 들어가요. 아직 아기가 먹는 양이 적어 믹서보다는 절구를 사용하고 있는데, 오늘은 애호박을 데쳐 절구에 빻았습니다. 그런데 익혀낸 애호박에서 달큰한 냄새가 나더라고요. 저에게 애호박은 항상 양념 속에 묻혀 식감만 주는 재료였는데, 애호박이 단맛이 있는 채소였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자극으로 무뎌진 어른의 입맛으로는 이제 새롭지 않은 식재료들이 처음 맛보는 아기에게는 매번 눈이 띠용! 하는 새로운 맛이겠죠.

육아휴직 후 복직을 한 지 약 한 달이 되어갑니다. 일이 더 바빠지고 몸이 지치면 이유식 만드는 일은 못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일을 하면 할 수록 이유식은 포기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재료의 발견이라고 해야 할지, 농사펀드 에디터로서 놓치고 있던 식재료를 찬찬히 들여다볼 기회라고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또 배우는 시간이겠지요.


아이에게 세상의 수많은 맛을 알려주듯,
좋은 먹거리와 농부님을 투자자분들께도 친절하게 소개할 수 있는 에디터가 되고 싶습니다.


2017년 12월 15일 

이주영 에디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