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도쿄에 다녀왔습니다. 직장인으로는 꽤 긴 주말을 포함한 7일간의 일정이었습니다. ‘도쿄’로 여행지가 정해지자마자, 꼭 가야 할 곳으로 ‘파머스 마켓 (농부시장)’과 ‘기네스북에 오른 놀이공원’을 꼽았습니다. 주말에 열리는 시장의 특성에 맞춰 일정을 짜다 보니, 아오야마 파머스마켓과 에비스 마르쉐를 들릴 수 있었습니다. 아오야마 파머스마켓은 농부시장과 함께 예술, 중고 시장이 결합한 형태로 진행되었고, 에비스 마르쉐는 쇼핑몰 한 쪽에 마련되어 있어, 농부 시장의 성격이 더 강화된 형태였습니다. 아오야마에서는 분위기에 적응하기 바빠, 정신없이 다녔는데 에비스 마르쉐에서는 조금 천천히 둘러보며 농부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겼습니다.
“직접 농사지으신 건가요?”
- 그럼요. 올리브 아일랜드 라는 곳이 있어요. 거기에서 농사짓고 있어요.”
“일본에서도 올리브를 농사지을 수 있어요? 신기하네요.”
이것저것 안 되는 영어와 일본어 번역기로 이것저것을 물으니 신기한 표정으로 보기에, 농사펀드 에디터임을 밝혔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농부를 소개하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궁금해서 여쭤보았어요. 일본의 농부님들을 뵐 수 있어서 정말 신나네요.”
농부는 한국에서 온 이 사람이 정말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대화를 마친 후 한참을 시장 한 쪽에 앉았습니다. 농부는 상품에 자신의 얼굴이 인쇄된 스티커를 붙이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자연스러운 풍경이었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농부들도 이야기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 판매 목적이 아니라 판매를 매개로 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농사펀드에서 에디터로 농부를 만나면 고민되는 순간이 참 많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적인, 히트 상품을 우선으로 두고 파는 것을 1순위로 둘 것인가. 농부를 앞세운 농부의 철학을 1순위에 둘 것인가. 그렇다면 정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줄까? 두 가지가 함께 병행된다면 좋겠지만, 아직은 역량이 부족한 탓인지 매번 어렵기만 합니다. 포장이 예쁜 것과 포장이 투박한 것. 들어가는 내용물은 정말 좋지만, 가격이 너무 높은 것. 현실과 이상 사이의 선택. 농사펀드의 에디터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그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최선의 선택을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반응을 살피고, 농부와 소비자의 관계를 조율합니다. 그 사이의 역할이 때로는 어설프기도 하고, 상황에 가로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속에서 지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는 이유는 농사펀드는 이 일을 최고로 잘하는 회사가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그런 회사의 에디터가 되고 싶습니다.
농사펀드는 아마, 앞으로 크고 작은 변화를 겪게 될 것 같습니다. 에디터는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에 도전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새삼스럽게 투자자님들에게 늘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2017년 12월 8일
크고 작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에디터가 되겠습니다. 이진희 에디터 드림
11월, 도쿄에 다녀왔습니다. 직장인으로는 꽤 긴 주말을 포함한 7일간의 일정이었습니다. ‘도쿄’로 여행지가 정해지자마자, 꼭 가야 할 곳으로 ‘파머스 마켓 (농부시장)’과 ‘기네스북에 오른 놀이공원’을 꼽았습니다. 주말에 열리는 시장의 특성에 맞춰 일정을 짜다 보니, 아오야마 파머스마켓과 에비스 마르쉐를 들릴 수 있었습니다. 아오야마 파머스마켓은 농부시장과 함께 예술, 중고 시장이 결합한 형태로 진행되었고, 에비스 마르쉐는 쇼핑몰 한 쪽에 마련되어 있어, 농부 시장의 성격이 더 강화된 형태였습니다. 아오야마에서는 분위기에 적응하기 바빠, 정신없이 다녔는데 에비스 마르쉐에서는 조금 천천히 둘러보며 농부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겼습니다.
“직접 농사지으신 건가요?”
- 그럼요. 올리브 아일랜드 라는 곳이 있어요. 거기에서 농사짓고 있어요.”
“일본에서도 올리브를 농사지을 수 있어요? 신기하네요.”
이것저것 안 되는 영어와 일본어 번역기로 이것저것을 물으니 신기한 표정으로 보기에, 농사펀드 에디터임을 밝혔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농부를 소개하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궁금해서 여쭤보았어요. 일본의 농부님들을 뵐 수 있어서 정말 신나네요.”
농부는 한국에서 온 이 사람이 정말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대화를 마친 후 한참을 시장 한 쪽에 앉았습니다. 농부는 상품에 자신의 얼굴이 인쇄된 스티커를 붙이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자연스러운 풍경이었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농부들도 이야기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 판매 목적이 아니라 판매를 매개로 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농사펀드에서 에디터로 농부를 만나면 고민되는 순간이 참 많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적인, 히트 상품을 우선으로 두고 파는 것을 1순위로 둘 것인가. 농부를 앞세운 농부의 철학을 1순위에 둘 것인가. 그렇다면 정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줄까? 두 가지가 함께 병행된다면 좋겠지만, 아직은 역량이 부족한 탓인지 매번 어렵기만 합니다. 포장이 예쁜 것과 포장이 투박한 것. 들어가는 내용물은 정말 좋지만, 가격이 너무 높은 것. 현실과 이상 사이의 선택. 농사펀드의 에디터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그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최선의 선택을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반응을 살피고, 농부와 소비자의 관계를 조율합니다. 그 사이의 역할이 때로는 어설프기도 하고, 상황에 가로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속에서 지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는 이유는 농사펀드는 이 일을 최고로 잘하는 회사가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그런 회사의 에디터가 되고 싶습니다.
농사펀드는 아마, 앞으로 크고 작은 변화를 겪게 될 것 같습니다. 에디터는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에 도전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새삼스럽게 투자자님들에게 늘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2017년 12월 8일
크고 작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에디터가 되겠습니다. 이진희 에디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