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펀드의
다양한 이야기들

에디터가 쓰다 #27. 소비하지 않는 삶


새내기 에디터입니다. 오늘은 가을 바람도 살살 불고, 제 글에 라디오 DJ의 음성을 살짝 얹혀 봅니다. 말투도 좀 더 부드럽게, 단어도 잔잔하게 들려드릴께요.


가끔 그럴 때 있잖아요. 평소 많이 쓰는 단어인데, 오늘따라 낯설 게 보이는(?) 그런 거요. 좀 딱딱해 보일 수는 있지만, 최근에 저는 '소비자'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소비하는 사람, 즉 소비자. 제가 한자에 약해서 그런 걸 수도 있는데, '소비하다'라는 단어가 오늘 따라 낯설 게 보였어요. 


그래서 사전에 찾아 봤는데, '소비하다. [동사] 돈이나 물자, 시간, 노력 따위를 들이거나 써서 없애다.' 라는 뜻이더군요. 좀 놀랐어요. 무언가를 써서 '없앤다'라는 단어가 있다니. 좀 잔인해보이기도 하고 차갑게 느껴지더라고요. 문득, '나는 어떤 소비를 하며 살고 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여러분들은 요새 어떤 소비를 하고 계신가요?


요새는 '소비가 취향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비를 권장하죠. 유행에 따라 빠르게 변하는 패션 트랜드, 새벽에도 빠르게 배송되는 신선 식품, 한 입 베어물어도 맛 없으면 반품하는 음식까지. 나의 소비로 무언가를 끝까지 없애기 전까지 우린 치열하게 그 소비를 물고 늘어집니다. 아마 이건 내가 정말 치열하게 돈을 벌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상과 아쉬움으로 소비에 집착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더 많은 것을 누리기 위해 삶에 빈틈을 줄일 수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의 폭도 줄어듭니다. 이건 옳은 삶이 아니죠. 


저는 제가 귀하게 번 재화로 무언가를 없애는 것이 아닌, 나아지는 행위를 하고 싶어요. 이를 테면 무언가를 없애는 것이 아닌, 기존의 것보다 더 나아지게 하는 '투자'를요. 찾아보니 뜻도 참 예쁩니다. '투자하다. [동사] 이익을 얻기 위하여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다.'


천고마비의 계절, 살이 찌더라고 소비하지 않고 투자하며 건강한 뱃살을 만드렵니다. 인간미를 풍기며 정성을 쏟아 만든 풍족한 뱃살을 부여잡고 추운 겨울을 대비해야죠. 끝으로 노래 한 곡 올릴께요. 요새 제가 빠져 있는 노래 입니다. 즐거운 뱃살 만들기를 기원하며, 'FUN- We are Young' 보내드립니다.


2017년 10월 19일

좋은 가치를 올바른 방법으로 전하고 싶습니다. 강규혁 에디터 드림